작년 좀비기업 비중 42.3%…역대 최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한해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20만곳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손실과 이자율 상승으로 경영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7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2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42.3%로 집계됐다. 2021년 40.5%에서 1.8%포인트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자비용이 있는 기업이 작년 46만8248곳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19만8145곳이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했다는 뜻이된다.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업은 절반 이상의 기업이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이었다. 이자보상비율 중위값이 90.7%를 기록했다. 이 기간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 등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500% 이상인 기업 비중은 34.2%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성환 한은 기업통계 팀장은 "시중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좋은 기업은 더 좋아지고 나쁜 기업은 더 나빠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체 기업의 안정성 지표도 크게 악화했다.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91만206개)의 부채비율은 122.3%로 지난 2021년(120.3%)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지난 2015년(128.4%) 이후 7년 만에 최고치였다.
지난해 전체 기업의 차입금의존도는 31.3%로, 2021년(30.2%)보다 1.1%포인트 올랐다. 이 역시 지난 2015년(31.4%) 이후 최고치다. 이 팀장은 "제조업의 경우 부채비율이 하락했으나 전기가스 등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를 제외한 전산업 부채비율은 2021년 119.1%에서 2022년 118.5%로 오히려 하락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두 곳을 제외하면 2021년 29.9%에서 2022년 30.4%로 0.5%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15.1% 증가했다. 증가 폭은 2021년(17.0%)보다 1.9%포인트 줄었지만, 2010년 편제 시작 이후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 팀장은 "매출액 증가율이 소폭 하락하기는 했지만 주력 제조업과 전기가스업,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연간 총자산증가율은 2021년 12.7%에서 지난해 9.7%로 낮아졌지만 통계 편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총자산증가율이 2021년보다 하락한 것은 매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제조업·대기업은 매출채권, 비제조업·중소기업은 현금성 자산 증가율이 낮아진 영향이다.
수익성 지표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1년 전보다 나빠졌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률(4.5%)과 세전 순이익률(4.6%) 모두 지난 2021년(5.6%와 6.5%)보다 각각 1.1%포인트, 1.9%포인트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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