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26일 동묘앞역.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씨였지만 이날 동묘앞역 일대는 서울 종로중앙새마을금고 정기적금 특판에 가입하려는 재테크족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동묘앞역 인근에는 6번 출구에 동대문지점이, 10번 출구에 동묘지점이 각각 위치해 있다. 연 8.8%로 9% 가까운 금리를 주는 특판 적금이 나왔다는 소식이 재테크 카페 등을 통해 삽시간에 퍼졌고 두 지점 일대는 대기 인원이 조금이라도 적은 곳을 찾는 재테크족으로 붐볐다. 이날 특판 적금 가입에 성공한 A씨는 “선납이연 방식으로 납부가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며 “덕분에 매월 자동이체 신청을 하지 않고 첫 달 납입액만 내고 나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눈에 띄는 특판 예적금 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예적금 상품에 관심 많은 사람들 사이에선 과거 고금리 시절 유행했던 ‘풍차 돌리기’ ‘선납이연’ 같은 재테크 방법이 인기다.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노리는 ‘금리 노마드족’의 재테크 전략을 분석한다.
금융권 수신 경쟁 가열
10%대 적금 ‘미끼 상품’ 논란도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권이 경쟁적으로 끌어모은 고금리 예적금 상품(만기 12개월)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수신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은행 예금 금리는 연 4%를 넘어섰고 우대금리를 더해 연 9%대 금리를 주는 적금 상품까지 등장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19개 시중은행이 취급하고 있는 38개 예금 상품(1년 만기 기준) 중 최고 금리가 연 4% 이상인 예금은 20개로 집계됐다.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연 4.35%)’을 비롯해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5대 은행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연 4%를 넘어섰다. 단, 이들 은행의 최고 금리는 상품별로 우대 조건이 제각각이어서 꼼꼼히 살펴야 한다.
적금으로 눈을 돌리면 더 쏠쏠한 금리를 누릴 수 있다.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 금융회사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연 3%대 기본금리에 우대금리를 더하면 연 10%대가 넘는 적금 상품도 눈에 띈다. 전북은행 ‘JB슈퍼씨드 적금(최고 연 13.6%)’, 광주은행 ‘광주은행제휴적금with유플러스닷컴(최고 연 13%)’, 우리은행 ‘데일리 워킹 적금(최고 연 11%)’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런 적금은 우대금리를 적용받기가 매우 까다로워 소비자를 현혹하는 ‘미끼 상품’ 아니냐는 지적도 비등하다. 가령, 전북은행 슈퍼씨드 적금의 경우 10%포인트의 금리는 추첨을 거쳐 우대금리로 제공한다. 적금을 12개월 유지했을 때 우대금리 대상자가 될 확률은 약 2% 안팎에 그친다.
‘20일 규제’ 유념해야
신협은 우회 가능
고금리 특판 ‘오픈런’에 성공하려면 꼭 알아야 할 것 중 하나가 ‘20일의 감옥’이라 불리는 ‘20일 규제’다. 한번 입출금 통장을 개설하면 모든 은행에서 20영업일간 신규 계좌를 만들 수 없다. 이 때문에 알뜰 재테크족이라면 신규 통장을 만들지 않으면서 20일을 꽉 채워 언제든 ‘오픈런’할 수 있게 만반의 준비를 해둔다. 적금 가입 목적의 경우 지점에 따라 20일 제한에 걸리더라도 가입을 시켜주는 경우가 있어 해당 지점에 미리 문의를 해두면 좋다.
단, 신용협동조합(신협)의 경우, 20일 제한을 우회할 수 있는 꿀팁도 있다. 크게 입출금 계좌 개설 → 예적금 가입 → 입출금 계좌 해지 → 신협 타 지점 예적금 특판 가입 등의 패턴이 반복되는 형태로 보면 된다.
우선, 신협에서 예적금 상품에 가입하려면 반드시 해당 조합(지점)의 입출금 통장을 개설해야 한다. 예컨대, A신협의 7% 적금이 10월 31일 특판으로 판매된다고 치자. 이 상품에 가입하려면 하루 전인 10월 30일 A신협 입출금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이때 중요한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째, 입출금 계좌 개설 당일 신규 예치금을 넣어서는 안 된다. 계좌 개설 즉시 돈을 넣어두면 하루 사이에 단 1원의 이자라도 붙는다. 매일 자정 기준 입출금 통장에 잔액이 1원이라도 있다면 이자가 발생하고, 그렇게 되면 통장을 해지할 수 없다. 즉, 만약 10월 31일 개시되는 특판에 가입하려면 최소 30일까지 입출금 통장을 만들되 31일로 넘어가는 자정 이후 해당 입출금 통장에 예적금 가입에 쓸 돈을 넣어둬야 한다. 이자는 만 하루를 기준으로 붙게 되므로, 계좌 개설 뒤 자정 이후 돈을 보내 특판에 가입하고 이자가 발생되기 전 입출금 계좌를 해지하는 식이다.
둘째, 해당 입출금 통장을 해지할 시점에 잔고가 비어 있어야 한다. 이 두 조건을 충족시킨 뒤 A신협 적금 가입과 입출금 계좌 해지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면 된다. 또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적금이나 예금 해지를 자동해지가 아닌 ‘직접해지’로 해놔야 한다는 것. ‘직접해지’로 등록해두면 예적금 만기 때 원하는 타 지점 입출금 계좌로 보낼 수 있다.
단, 이런 식의 ‘20일 제한’ 우회는 신협 내 타 지점 간, 신협과 타 은행 간에는 현재까지 가능하지만 다른 시중은행의 경우 원칙적으로 우회가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은행권 수신 경쟁이 가열되면서 예적금 금리가 훌쩍 오르고 있다. 일부 상품은 가능성이 희박한 연 10% 우대금리를 앞세우는 등 소비자들을 현혹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연합뉴스)풍차 돌리기·선납이연 등장
복리 효과 두둑
과거 고금리 시절 유행하던 ‘예적금 풍차 돌리기’도 다시 등장했다. 풍차 돌리기는 매월 만기 1년짜리 예적금 상품에 가입해 1년 뒤 순차적으로 월별로 원리금을 받는 방식을 말한다. 예컨대, 월 100만원짜리 정기적금에 가입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한 달에 1개씩 10만원짜리 적금(1년 만기)에 가입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매달 저축액을 순차적으로 늘릴 수 있어 부담이 덜하다. 1년 뒤 매달 만기가 도래해 받는 원리금의 경우 이자는 생활비로 쓰고 원금만 재예치하거나, 원리금을 모두 재예치해 복리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드물지만 목돈으로 ‘선납이연’ 전략을 노릴 수도 있다. 선납이연은 예적금을 동시에 활용하는 재테크 전략이다. 일반적으로 정기적금 금리가 정기예금보다 높다는 점에 착안한 것. 원리는 이렇다. 정기적금의 경우 약정한 월 납입액을 미리 불입하면 ‘선납일수’가, 늦게 불입하면 ‘이연일수’가 생긴다. 이연일수가 커지면 만기일이 뒤로 밀리지만, 선납일수와 이연일수 합이 서로 상쇄돼 ‘0’이 되면 적금 만기일이 바뀌지 않는다. 예를 들어, 선납이연에 주로 쓰이는 ‘6·1·5’ 법칙(숫자는 불입 횟수)을 따라 목돈 1200만원을 굴린다고 가정하자. 매월 100만원씩 연 7%짜리 정기적금(1년 만기)에 넣는다면 만기에 이자(세전 기준) 약 38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첫 달에 6개월 치인 600만원, 일곱 번째 달에 한 달 치 100만원, 마지막 달에 나머지 다섯 달 치 500만원을 불입하면 만기일이 지연되지 않고 약정 이자를 받는다. 이때 첫 달에 600만원을 불입하고 남은 돈 600만원을 연 4%짜리 정기예금(6개월 만기)에 넣어두면 같은 돈으로 예적금을 동시에 든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선납이연에 필요한 기간은 각자 자금 사정에 따라 정하면 된다. 꼭 ‘6·1·5’ 법칙을 따르지 않더라도 정기적금에는 첫 달 100만원만 넣고 남은 돈 1100만원(11개월 치)을 6개월 만기 정기예금에 넣는 ‘1·11’ 방식도 가능하다. ‘1·6·5’ 방식은 첫 달 1개월 치만 내고 일곱 번째 달에 6개월 치를 한꺼번에 납입한 뒤, 마지막 달에 5개월 치를 넣는 방식이다.
적금은 가입하는 순간 이자가 확정되므로 결국 선납이연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첫 달 불입 후 남은 돈을 대기 기간 동안 얼마나 효율적으로 굴리느냐다. 선납이연 방식은 통상 적금과 예금 금리 차이가 클수록 유리하므로 새마을금고나 신협 같은 곳에서 적금 특판이 나올 때 많이 쓰인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4/0000085559?cds=news_media_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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