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가능성에 시장이 경계감을 나타난 가운데 뉴욕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7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58포인트(0.00%) 오른 3만3597.92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7.34포인트(0.19%) 내린 3933.92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56.34포인트(0.51%) 내린 1만958.55로 장을 마쳤다.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이날 3.533%로 출발한 10년물 국채금리 수익률은 3.417%로 하락했다.
이날 시장은 경기 침체 공포와 푸틴 대통령의 핵무기 발언에 주목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이 경제 지표상 침체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잇따라 지적해 투자자들은 다음주 예정된 CPI 지표와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관망세로 돌아섰다. 웰스파고의 아즈하르 이크발은 보고서에서 “모든 금융 지표들은 침체가 다가오고 있음을 가리킨다”라고 말했다. 그는 “S&P500지수는 지난 몇 차례 주기 동안 침체에 앞서 평균 4개월간의 시간을 두고 고점에 이른다. 수익률 곡선 역전과 함께 시장은 분명 내년 침체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인권이사회 연례 회의에서 “러시아는 핵무기를 방어 수단이자 반격 수단으로 간주한다”며 “핵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이는 근래 러시아 본토 내 군사시설이 공격 당한데 따른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영토와 동맹을 방어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이 이어질 경우 핵무기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푸틴 대통령이 핵전쟁 가능성을 언급한 뒤 월가는 곧바로 불안해졌다”고 전했다.
금리 역전 현상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샀다. 이날 10년물 국채금리는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해 11bp 이상 밀리며 3.41%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9월 중순 이후 최저치다. 2년물 국채금리도 동반 하락해 4.26%에서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국채금리 차이는 -85bp가량에 달했다.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 역전은 102거래일째 이어지고 있다. 비스포크에 따르면 이는 1977년 이후 역대 여섯 번째로 긴 역전이다.
이에 대해 캐시 우드는 연준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2년물과 10년물 국채금리 스프레드가 -80bp로 확대된 것을 지적하며 채권시장은 연준이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우드는 “인플레이션이 두 자릿수대를 기록하던 1980년대 초보다 현재의 수익률 곡선 역전이 더 심화됐다”고 진단했다.
30년물과 3개월물의 금리 역전 폭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된 점에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씨티는 30년물과 3개월물 금리의 역전은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것으로 이는 금융 여건의 추가적인 긴축으로 성장이 둔화하거나 경기가 완전히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중국이 방역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는 소식이 나왔지만, 악화된 11월 수출입 지표도 나와 호재로 작용하지 못했고 중국 관련주들은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의 11월 달러화 기준 수출은 전년 대비 8.7% 줄어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2.0% 감소보다 부진했으며, 11월 수입도 10.6% 줄어 예상치 4.0% 감소보다 감소 폭이 컸다.
한편 이날 발표된 미국의 생산성 지표는 단위 노동 비용이 둔화하면서 개선됐다. 미국의 3분기 비농업 생산성은 계절조정 기준 전 분기 대비 연율 0.8% 증가한 것으로 수정됐다. 이전 예비치인 0.3%보다 개선된 수준으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단위 노동비용이 연율 2.4%를 기록하며 예비치인 3.5%에서 낮아진 것이 생산성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단위 노동비용은 지난 4개 분기 동안 연율 5.3%를 기록했었다. 미국의 생산성은 지난 1, 2분기에 각각 마이너스(-) 5.9%, -4.1%를 기록했다.
[특징주]
■기술주
모간스탠리가 애플 아이폰 생산이 추가로 부족할 것이라고 예상해 애플이 1.38%, 알파벳은 2.10% 하락했다. 반면 넷플릭스는 0.94%, 엔비디아는 0.83% 상승했다. 전일 큰폭으로 하락한 메타는 이날 0.17% 하락해 약보합권에서 장을 마쳤다.
■전기차주
테슬라가 3.21% 급락했다. 대표적인 테슬라 비관론자인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가 테슬라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내놓으면서다. 이어 니콜라가 2.03%, 루시드는 0.46% 내렸다. 반면 리비안은 0.18% 상승해 강보합권에서 마감했다.
■태양광주
경기침체 대안으로 주목을 받은 태양광주는 상승세를 보였다. 웰스파고가 매수를 추천한 인페이즈 에너지는 2.36%,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추천한 솔라엣지는 3.95% 상승 마감했다.
■카바나
파산설이 나온 중고차업체 카바나는 42.92% 폭락했다.
테슬라 3.2% 하락, 여행주 약세
주요 종목들은 엇갈린 움직임을 보였다.
아마존과 넷플릭스는 각각 0.23%, 0.93% 올랐고, 코카콜라와 펩시코도 각각 0.66%, 0.15% 상승했다. 캐터필러는 0.30% 올랐다. 나이키와 룰루레몬은 각각 0.37%, 0.62% 상승 마감했다.
CVS헬스와 P&G는 각각 1.7%, 0.64% 올랐고, 홈디포와 로우스도 각각 0.85%, 2.46% 상승했다. 페이팔은 3.03% 올랐다.
반면, 테슬라는 3.22% 하락했고, 애플과 알파벳도 각각 1.38%, 2.11% 내렸다. 아메리칸 항공과 델타 항공이 각각 5.45%, 4.40% 하락하는 등 항공주가 큰 폭으로 내렸고, 크루즈주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AMC는 10.38% 급락했다.
월가 "경기침체 임박...험난한 시기 왔다"
월스트리트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전날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이 경기를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2023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지는 분위기다.
웰스파고의 아즈하르 이크발은 "장단기 금리역전과 맞물려 시장은 의심할 여지 없이 내년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금융지표는 경기침체가 임박했을 때 나타난다"며 "앞서 S&P500지수는 평균적으로 경기 침체에 빠지기 전 4개월 앞서 정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 시장분석가는 "뜨거운 인플레이션과 이를 끌어내리기 위해 사용한 금리 인상이 약발을 발휘하면서 경제가 험난한 시기를 앞두고 있다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UBS글로벌자산운용의 데이비드 레프코위츠 미주지역 주식책임자는 "때때로 우리가 보는 모든 움직임에 대한 정확한 촉매를 찾기 어려울 때가 있다"며 "올해는 매우 변동성이 큰 한 해인데, 이것이 센티먼트에 의한 것인지, 포지셔닝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실제 뉴스에 시장이 반응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금요일 나올 11월 CPI 확인 필요"
카슨 그룹의 라이언 디트릭 최고시장전략가는 "10월 최저점에서 벗어나는 랠리 이후 시장은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며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12월 회의와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더 명확한 정보를 얻을 때까지 시장이 이같은 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11월 CPI는 오는 13일(다음 주 화요일) 발표될 예정이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리서치 헤드는 "우리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2022년 인플레이션 전쟁의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는 준과 시장이 더 높은 금리상승에 대한 위험을 제거하기에 충분한 인플레이션 측면의 진전을 볼 때이며, 빠르면 11월 CPI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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