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의 계절이 돌아왔다. ‘찬바람이 불면 배당주에 투자하라’는 증시 격언이 있을 정도로 3분기는 배당주 투자 적기로 꼽힌다. 계절성 요인 외에도 대내외적 변수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배당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배당주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전통적 배당주로 분류되는 금융주와 통신주는 물론 산업재나 소재 등 경기민감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금융주만큼은 아니더라도 높아진 금리 수준 이상의 배당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리와 세금 등을 고려해 7% 이상의 배당수익률을 가져다주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비교적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DGB·BNK·기업·우리, 9% 넘을 듯
7%대 통신주, SK텔레콤이 유일
금융주와 통신주는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GB금융지주(9.3%), BNK금융지주(9.3%), 기업은행(9.1%), 우리금융지주(9.1%) 등은 올해 실적 추정치 기준 9% 이상 배당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코스피 배당수익률이 2.2%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4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그 외 하나금융지주(8.7%), JB금융지주(8.3%), 삼성카드(8.1%), 삼성증권(7.2%), NH투자증권(7%), KB금융(6.1%), 신한지주(6%) 등도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 성향이 높은 금융주 매력이 부각되면서 최근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 11일 종가 기준 코스피200금융지수는 9월 들어 2.1% 상승했다. 이 지수는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주 22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종목별로는 JB금융지주가 5.8% 상승했으며, DGB금융지주(3.6%), 하나금융지주(2.9%), 기업은행(2.8%), 신한지주(2.5%), 삼성카드(2.5%) 등이 지수 평균을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556.27포인트에서 2556.88포인트로 거의 변화가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금융주 강세가 두드러진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 매수세가 매섭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신한지주를 285억원어치 사들였으며 하나금융지주(210억원), 우리금융지주(207억원), BNK금융지주(105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지난 8월 한 달간 하나금융지주(-1107억원), 우리금융지주(-450억원), BNK금융지주(-4억원) 등 대부분 금융주를 팔아치우던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또 다른 대표 배당주 SK텔레콤 역시 최근 주가 오름세가 이어진다. SK텔레콤 주가는 9월 1일부터 11일까지 약 1.6% 상승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 올해 배당수익률은 7%로 예상된다. 고배당주로 분류되는 통신주 중 올해 배당수익률 전망치가 7%를 웃도는 종목은 SK텔레콤이 유일하다. SK텔레콤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LG유플러스와 KT 역시 각각 6.7%, 6.3%로 비교적 높은 배당수익률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최근 수장이 교체된 KT에 대해서는 배당 관련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월 말 선임된 김영섭 KT 대표는 9월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주환원정책에 대해 “앞으로 써야 할 돈을 지금 환원하는 것”이라며 배당금 축소를 시사했다. 김영진 최고재무책임자(CFO) 또한 “배당 성향 50% 이상 주주환원정책은 사실상 지난해 말 끝났다”며 “신임 이사회 승인을 거쳐 적절한 주주환원정책을 공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배당 감축 전망에 힘이 실렸다.
만약 KT가 조직 통·폐합에 나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면 배당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홍식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2014년 KT가 명예퇴직금 지급에 따른 대규모 적자로 배당을 지급하지 못했다”며 “KT가 구조조정에 나선다면 올해가 적기로 보이기 때문에 배당 감축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경고했다.
금리·세금 고려해 7% 넘어야 이익
최근 2~3년 배당 성향 살펴봐야
금융주와 통신주 외 그동안 주가 낙폭이 컸던 종목들도 고배당이 예상된다.
금호건설이 대표적이다.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은 올해 금호건설 배당수익률이 9.6%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9.5%)과 이베스트투자증권(9.2%)도 9%대 높은 배당수익률을 예상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호건설은 주가 하락으로 현재 배당수익률이 10%에 근접한 상황”이라며 “모회사인 금호고속의 현금수지 개선을 위해서라도 과거 최소 배당 기준인 주당배당금(DPS) 500원은 올해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부 경기민감주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특히 경기민감주는 경기 회복에 따라 주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이 경우 배당수익은 물론 주가 상승으로 인한 시세차익도 노려볼 수 있어 일석이조다. 고배당이 기대되는 경기민감주는 E1(8.7%), LX인터내셔널(7.7%), HMM(6.9%), HD현대(6.7%) 등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배당수익률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는 조언이다. 배당수익률은 배당금과 주가로 결정된다. 배당금이 늘어나거나 주가가 하락할 때 배당수익률은 상승한다. 만약 개별 종목 배당수익률이 업계 평균보다 눈에 띄게 높다면 주가 급락에 따른 영향일 가능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최근 2~3년간 꾸준히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한 종목에 투자하라고 권고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평균 배당수익률이 높았던 상위 10개 종목은 리드코프(10.5%), 락앤락(10.4%), 동남합성(9.5%), 스톤브릿지벤처스(8.9%), 대신증권(8.7%), 일성신약(8.5%), 동아타이어(8.3%), HD현대(8.3%), JB금융지주(8.1%), 삼양옵틱스(8.1%) 순이다.
이 중에서도 락앤락은 2021년까지 배당을 하지 않다 지난해 약 830억원의 대규모 배당금을 지급했다. 배당수익률이 무려 31.2%에 달했다. 이로 인해 최근 3년 평균 배당수익률이 10%를 넘겼다. 반면 리드코프는 2020년 11.4%, 2021년 9.1%, 2022년 10.9%로 높은 배당 성향을 꾸준히 유지했다. 대신증권, 동아타이어, HD현대, JB금융지주, 삼양옵틱스도 3년간 매년 6% 이상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다.
배당주 투자 시 높아진 금리 수준을 고려해 적어도 7% 이상의 배당수익률을 안겨주는 종목에 투자하라는 것이 전문가 중론이다. 이철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5%,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약 3.8%이므로 실질적인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4% 이상 수익률이 필요하다”며 “여기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 내외에서 집계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7% 이상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잡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당주 투자 시 15.4%의 배당소득세도 고려해야 한다. 투자자가 배당소득을 올릴 경우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또, 주가 하락으로 투자자가 손실을 볼 우려가 있기 때문에 투자자는 해당 기업 실적 추이를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배당수익률이 8%라도 주가가 20% 넘게 하락하면 배당수익은 큰 의미가 없다”며 “주가 변동성이 낮으면서 중장기적으로 높은 배당수익률을 제공하는 기업을 선별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4/0000084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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