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치킨버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맘스터치가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절치부심한 KFC와 파파이스가 국내서 재도약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KFC는 최근 마케팅 전문가 신호상 대표를 영입하며 브랜드 리뉴얼과 가맹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고, 지난해 말 국내 무대에 복귀한 파파이스 역시 전통 미국 뉴올리언스 루이지애나 스타일의 '맛'을 앞세워 10개월 만에 점포 수를 11개로 늘리는 등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맘스터치, KFC, 파파이스 등 '빅3' 브랜드가 차별화 전략을 펼치며 '시장 지위 확보'에 돌입한 모양새다. 우선 '최강자' 맘스터치의 전략은 직영점 확대를 통한 '질적 성장'이다. 맘스터치는 다음달 서울 강남 선릉역점(2층 규모, 연면적 80평대)과 학동역점(연면적 30평대)을 포함해 연내 직영 매장 6곳을 추가할 계획이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기존 직영점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 가든역삼점과 테라스 용산점에 더해 오픈을 앞둔 신규 매장 모두 주요 대로변 거점 상권에 자리한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껏 적극적인 가맹점 확대를 통한 '양적 성장'으로 몸집을 키워온 맘스터치가 올해부턴 '질적 성장'을 통해 브랜드 가치 제고를 꾀하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임대료나 인건비와같이 높은 고정비로 가맹점 진출이 어려운 역세권, 오피스 등 강남의 A급 상권을 중심으로 직영점 오픈을 추진 중"이라면서 "젊은 유동 인구가 밀집한 지역에 매장을 열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맘스터치는 글로벌 무대를 노크하고 있다. 앞서 2021년부터 마스터 프랜차이즈로 진출한 태국, 몽골에 이어 이번 달에는 QSR(Quick Service Restaurant) 선진국인 일본에도 첫발을 내디딘다. 오는 20일부터 5개층 규모의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고 현지 소비자들에게 토종 버거 브랜드의 경쟁력을 알릴 예정이다. 맘스터치는 향후 GDP가 높고 QSR 선진 시장인 일본, 호주를 전략적 거점 삼아 현지 성과를 토대로 영향력을 전 세계로 확장한다는 포부다.
KFC는 시장 지위 확보를 위해 최근 수장을 교체했다. 지난 5월 버거킹코리아와 이마트24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출신인 신호상 대표를 선임하며 차별화와 브랜드 재탄생을 선언했다. 그 일환으로 '주류와의 연계'를 내걸었다. 지난달 기네스·짐빔 하이볼 등을 판매하는 주류 테스트 매장인 신사역점을 오픈한 데 이어 내년부턴 본격 적으로 주류 특화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KFC 관계자는 "현재 전국 200개 직영점 가운데 146개점에서 맥주를 팔고 있긴 하지만 카스 한 종류 뿐이어서 프랜차이즈 버거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주류를 판매하는 KFC의 장점이 부각되진 않았다"면서 "6개 테스트 매장에선 기네스와 하이볼 등 주류 메뉴를 다양화해 치킨버거, 비스켓 등의 메뉴와의 페어링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KFC가 브랜드 리뉴얼을 하면서 주류 특화 매장을 강조하는 것은 업계 1위 맘스터치와의 고객 접점을 차별화하려는 목적이 크다. 주로 골목상권에 위치해 1020대 고객층이 탄탄한 맘스터치와 달리, KFC는 주류를 매개로 40대인 'X세대' 고객층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호상 KFC 대표는 "1970년대 태어난 X세대에게 KFC 브랜드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면서 "주류 특화 매장은 그 당시 추억을 되살려 X세대에게 다시 가고 싶은 매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 대표는 "X세대와 그 자녀들이 매장을 함께 방문하는 기회가 늘어난다면 향후 KFC의 고객층이 넓어지는 효과까지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장 비즈니스 방향성에 있어서도 KFC와 맘스터치는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직영 오픈을 확대하는 맘스터치와 달리 KFC는 그동안 하지 않았던 가맹사업을 시작한다. KFC는 1361개에 달하는 맘스터치는 물론 400개 넘는 매장을 보유한 맥도날드와 버거킹 등에 비교해도 매장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에 가맹점 확대를 통해 소비자 접점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신 대표는 "현재 가맹점주를 모집 중인데, 직영점만 운영해온 KFC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초반 예비 점주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라면서 "(가맹점은)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신라교역을 통해 국내 시장에 복귀한 '후발주자' 파파이스는 '맛의 본질'에 집중한다. 브랜드 정체성이기도 한 미국 루이지애나 전통의 케이준 스타일로 맘스터치, KFC와 승부한다는 구상이다. 과거 맘스터치와 한 지붕 '식구'이기도 했던 파파이스는 2020년 국내서 완전히 철수했으나 2년 만 미국에서 완판 행진을 불러일으킨 '치킨 샌드위치'를 들고 한국 시장에 복귀했다.
파파이스는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고려한 현지화 전략을 도입했다. 양념이나 튀김옷, 조리법은 미국과 동일하지만 한국에선 핵심인 고기 패티를 닭다리통살로 교체한 것이다. 미국 파파이스는 닭가슴살을 사용한다. 또 '클래식 치킨 샌드위치', 'K치킨 샌드위치', '디럭스 치킨 샌드위치' 등 한국에서만 판매하는 특화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주류를 부각시키고 있는 KFC처럼 최근엔 제주맥주 등을 메뉴에 도입해 경쟁자의 전략을 견제하는 모습도 보인다.
파파이스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케이준 스타일의 '맛'을 통해 월평균 1개점씩 점포를 확장할 수 있었다"며 "향후에도 루이지애나 케이준 스타일을 살리면서도 한국 소비자의 입맛과 선호도를 고려한 신메뉴를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ttps://n.news.naver.com/article/293/0000048177?cds=news_media_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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