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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주’ 이름값 할까…에코프로의 모든 것

Sator 2023. 7. 1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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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때 에코프로 왜 팔았지?” “지금이라도 주식을 더 사야 하나.”

에코프로 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개미 투자자 관심이 뜨겁다. 올 들어 주가가 급등해 어느새 ‘코스닥 황제주(주가 100만원이 넘는 대형주)’ 대열에 오르면서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갑론을박이 펼쳐진다. 2차전지 시장 전망이 밝아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한국판 밈주식’일 뿐이라는 과열론도 팽배하다.

에코프로 주가 한때 100만원

2007년 이후 16년 만에 ‘황제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 주가는 7월 10일 장중 100만원을 돌파했다. 비록 종가는 100만원에 못 미쳤지만 올 초 주가가 11만원(1월 2일 기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6개월 만에 무려 9배가량 오른 셈이다. 에코프로는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 등을 자회사로 둔 지주사다.

에코프로 주당 가격이 100만원을 넘어서면서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코스닥 시장 ‘황제주’ 타이틀을 달았다. 코스닥 시장의 마지막 황제주는 동일철강이다. 2007년 9월 7일 당시 동일철강 종가는 110만2800원으로 100만원을 뚫었다. 당시 범LG가(家) 3세로 알려진 투자자 구본호 씨가 동일철강 지분(34.44%)을 사들여 최대주주에 올랐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동일철강에 앞서 IT 붐이 일었던 2000년 당시 기술주였던 핸디소프트, 리타워텍, 신안화섬이 잇따라 100만원을 넘어서며 황제주 반열에 오른 역사가 있다.

에코프로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다. 개인은 올 상반기에만 에코프로 1조914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전 금양 이사 등이 유튜브에 출연해 전기차, 2차전지 산업 수혜주로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을 지목하면서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 4월 82만원까지 폭등했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그룹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1억원 상당의 부당 이익을 챙겼다는 이유로 구속되면서 50만원대 초반까지 내려앉았지만 최근 다시 폭등하는 양상이다.

하반기 들어서는 외국인까지 힘을 보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7월 1~10일 에코프로를 2006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삼성전자(2283억원) 다음으로 가장 많이 담았다.

에코프로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린 것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판매량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의 2분기 전기차 인도 대수는 46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전기차가 잘 팔린다는 소식에 2차전지 관련주 주가가 일제히 날개를 달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관련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연초 4670.6에서 7월 7일 기준 6836.19로 6개월 만에 46% 이상 상승했다.

금융권은 테슬라 훈풍으로 ‘쇼트 스퀴즈’ 현상이 나타나 에코프로 주가가 급증했다고 분석한다. 쇼트 스퀴즈는 에코프로 주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가 주가 하락에 베팅, 즉 공매도를 했다가 주가가 치솟자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쇼트 커버링) 상황을 말한다. 쇼트 커버링 물량이 몰리면 주가는 자연스레 오를 수밖에 없다.

향후 호재도 적잖다.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가 오는 8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종목에 편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가총액 규모가 크고 유동주식 비율도 높아 무난한 편입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남아란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에코프로는 지난 5월 당시 리뷰에서 극단적 가격 상승 종목에 대한 편입 유보 조건으로 스몰캡 지수 내에 잔류했다. 이번 리뷰의 심사 대상 기간은 주가가 가장 크게 급등한 시기를 포함하지 않아 무난히 편입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코프로는 앞서 6월 MSCI 다음으로 추종 펀드 규모가 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지수에 편입되기도 했다.

주가 향방에 투자자 관심 쏠려

증권가는 과열론에 무게

에코프로 주가가 무섭게 치솟은 시점에서 주식 투자자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주가 향방이다. 지난 4월 전고점(82만원)을 돌파했을 당시에도 마찬가지로 치열한 논쟁이 펼쳐졌다. 증권가에서는 과열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고 주가가 조정을 받는 듯했으나, 결국 다시 전고점을 넘어섰다.

누구도 에코프로 주가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가운데, 여전히 증권가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주가는 증권사 분석 모델로는 설명할 수 없으며, 이미 분석 영역을 벗어났다는 평가다.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올라 향후 흐름을 예측할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사들은 지주사로서 에코프로 기업가치를 눈여겨본다. 일반적으로 지주회사 가치는 자회사 가치에 지주사 사업 가치를 더해 평가받는다. 에코프로의 경우 상장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의 가치, 비상장 자회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코프로CNG·에코프로AP·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가치로 나눠서 분석할 수 있다.

충북 청주에 위치한 에코프로비엠 사옥 전경. (에코프로비엠 제공)그중 상장사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의 가치를 고려하면, 지난 1년간 에코프로는 상장 자회사의 가치를 50~60% 정도 할인해서 반영했다.

일례로 지난해 7월 에코프로 시가총액은 약 2조원이었다. 당시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시가총액은 각각 11조원, 6000억원 수준. 이를 에코프로의 지분 가치로 환산하면 각각 약 5조원, 2000억원 정도다. 즉, 상장사 지분 가치 5조2000억원에 비해 에코프로 시가총액(2조원)은 60% 정도 할인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그동안 LG, SK, GS, 포스코 등이 받아온 일반적인 ‘지주사 디스카운트’ 현상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주사 디스카운트가 아니라 오히려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 7월 12일 종가 기준 에코프로 시가총액은 24조4975억원으로 형성됐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지분 가치를 합한 것보다 2배가량 높은 금액이다. 에코프로비엠 시가총액은 27조2866억원으로, 에코프로의 지분 가치는 12조4372억원으로 평가받는다. 에코프로에이치엔 시가총액은 9397억원. 에코프로 지분 가치는 2951억원 수준이다. 즉, 에코프로 시가총액은 상장사 지분 가치(12조4372억원+2951억원) 대비 200%의 할증을 반영한 상태라고 해석된다.

이는 상장된 지주회사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기 어려운 모습이다. 한 증권사 A애널리스트는 “지주회사의 이 같은 할증이 가능하려면 비상장 자회사나 지주회사 본업의 가치가 어마어마하게 커야 한다”며 “그러나 비상장 자회사 기업가치 추종은 매우 어렵고, 에코프로의 자회사 기업가치를 분석해서 합한다고 해도 현재 시가총액을 설명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투자자들은 에코프로의 자회사 가치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현재 주가는 과열 상태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B애널리스트 역시 “지주회사로서 가치를 평가하지 않는다면 이익 가치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올해 추정 실적 기준으로 에코프로의 현 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180배가 넘는다. 한국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가치사슬) 평균 PER이 42배,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의 PER이 73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한편에서는 비상장 자회사 에코프로이노베이션 기업가치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양극재 핵심 원료를 제조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해외 광산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호주와 캐나다 지역의 광산, 플랜트 기업에 지분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광산 투자로 인해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다.

한 증권사 C애널리스트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같은 임가공 기업들이 고마진 확보를 위해 광산에 투자할 경우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실적 변동성 확대는 기업가치 추정 시 낮은 멀티플(배수)을 적용받는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증권가에서는 과열론에 무게가 실리지만, 에코프로 주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 부담스러워하는 모양새다. 지난 5월 이후 에코프로 종목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낸 증권사는 하나증권과 삼성증권 2곳에 불과하다. 지난 5월 19일 에코프로 보고서를 낸 하나증권은 ‘매도’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 45만원을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중립’ 의견과 목표주가 40만원을 내걸었다.

에코프로에 대한 보수적인 의견을 갖고 있지만, 언급을 꺼리는 애널리스트도 많다. 앞서 에코프로에 대해 ‘매도’ 의견을 제시한 보고서를 낸 김현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항의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김현수 애널리스트는 지난 4월 당시 ‘위대한 회사, 그러나 나쁜 주식’ 보고서를 통해 “시장은 통상 3~30개월 뒤를 내다보는데 에코프로 시가총액은 2030년의 수익까지 바라보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D애널리스트는 “현재 에코프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워낙 뜨겁기 때문에, 자칫 말을 한 번 잘못하면 온갖 비난을 받을 수 있다”며 “투자업계에서는 최대한 에코프로에 대한 언급은 꺼려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외국계 금융회사들도 국내 2차전지주를 과열 상태로 판단하는 모습이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6월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고 양극재는 향후 10년간 공급 과잉이 예상된다”며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매도 의견을 냈다. 앞서 3월에는 글로벌 IB 모건스탠리가 에코프로비엠 주가 상승분이 과도하다고 지적하면서 매도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주가 더 오른다는 의견도

투자자 심리까지 반영해야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잖다. 현재 에코프로 주가는 기업 펀더멘털에 의해 형성됐다기보다 이벤트 요소가 강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수급 이슈로 주가가 치솟은 만큼, 주가를 전망할 때 투자자의 투자 심리나 기대감을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투자자 사이에서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전 이사는 여전히 에코프로 주가 추가 상승을 전망한다. 박 전 이사는 에코프로를 비롯해 2차전지 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며 화제가 된 인물이다. 증권가에서 과열 경고가 속속 등장할 때도 긍정적 전망을 유지하며 에코프로 주주들 지지를 한 몸에 받았다.

박 전 이사는 최근에도 에코프로 주가 상승을 꾸준히 주장한다. 수급 측면에서 분석하면 추가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여전히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에 1조원 이상의 자금이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10일 기준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 금액은 약 1조3753억원이다. 이번 주가 상승이 공매도 세력의 ‘쇼트 커버링’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1조원이 넘는 대기 자금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 전 이사는 최근 한 경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번에 에코프로 주가가 치솟으며 공매도 수량은 1%포인트 정도 줄었지만, 잔고 금액은 여전히 1조2500억원 이상”이라며 “매수 대기 자금만 1조원이 넘는 만큼 에코프로 주가는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자 기대 심리를 주가에 더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가에서 에코프로에 대한 분석을 사실상 내려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슈에 따라 투자자 심리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8월 MSCI지수 편입이 확정적인 만큼, 그 전까지 꾸준히 수급이 몰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벤처캐피털(VC) 글로원파트너스의 이성웅 이사는 최근 한 경제 방송에서 “지금은 실적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분석하기보다 MSCI지수 편입 등 이벤트적 요소가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심리를 반영해 수급이 뒷받침된다면 약 120만원 정도를 목표주가로 설정하고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에코프로그룹 실적은

2분기 영업이익 부진, 전망 분분

에코프로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에코프로 사업 경쟁력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에코프로의 사업 경쟁력을 평가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에코프로는 사업회사가 아닌 지주사기 때문이다. 에코프로와 연결된 에코프로그룹 16개 계열사들의 경쟁력이 에코프로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형태다. 결국 에코프로의 경쟁력을 확인하려면 에코프로그룹 전체를 살펴봐야 한다. 특히 증권가는 에코프로 매출·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에코프로비엠 실적 추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양한 2차전지 소재 기업 중 에코프로그룹 계열사들이 주목받는 건 ‘수직계열화’ 영향이 크다.

에코프로그룹은 배터리 양극재를 제조·생산하는 모든 과정을 계열사들이 담당하고 있다. 원료를 생산하고 제련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에코프로머티리얼즈, 전구체를 양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에코프로비엠, 폐배터리에서 금속을 빼내는 에코프로CNG 등이다.

수직계열화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과 비용 절감이다.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수급할 수 있고, 최종재 완성 시 원가 부담도 덜 수 있다. 이는 고스란히 에코프로그룹의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로 이어진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에코프로그룹의 연간 매출은 7조601억원, 영업이익 7635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10.8%에 달한다.

에코프로그룹 연결고리의 핵심은 에코프로비엠이다. 최종적으로 양극재를 생산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에코프로그룹 계열사 중 가장 큰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에코프로비엠 매출은 3조4153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도 2626억원을 기록했다. 배당금 규모도 수백억원대로 코스닥 기업 중 2위다. 지난해 439억원을 배당금으로 썼는데, 코스닥 기업 중 두 번째 규모다. 이 중 절반 가까이가 지주사 에코프로(지분율 45.6%)로 향했다. 에코프로의 주가 향방을 파악하려면 에코프로비엠 사업 전망을 읽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에코프로비엠이 마주한 가장 큰 사업적 이슈는 설비 투자(카펙스·CAPEX)다. 다른 배터리 셀, 양극재 제조사와 마찬가지로 급증하는 수요에 대비한 생산 설비 증설에 나서고 있다. 2027년까지 양극재 생산능력을 기존 18만t에서 71만t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 만큼, 생산능력이 곧 경쟁력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대규모 자금 투입은 불가피한 상태다. 실제 카펙스 규모는 매년 증가세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20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 카펙스는 753억원, 2021년 88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1499억원까지 늘었다. 카펙스 확대로 잉여 현금흐름(FCF)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잉여 현금흐름은 2020년 429억원에서 2021년 -1857억원으로 전환했고, 지난해는 -2386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잉여 현금흐름은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익에서 카펙스, 배당금 등을 제외한 현금 규모를 뜻한다. 2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면서도 증설 등에 쓰이는 비용 때문에 현금 창출력에 여유가 없는 상태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두 가지 이유로 ‘합리적인 증설’이라고 평가한다.

일단 양극재 수요가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비엠 주요 고객사는 삼성SDI SK온이다. 이들은 최근 공격적으로 증설하고 있다. 특히 증설 경쟁에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던 삼성SDI는 최근 완성차와 합작을 통해 북미 생산 거점 마련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해 스텔란티스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인디애나주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고 있고, 최근에는 GM과도 합작 공장을 만들기로 했다.

또 다른 이유는 재무건전성이다. 현재 카펙스 규모가 에코프로비엠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애널리스트는 “에코프로비엠 기업 자체만 보면, 주요 재무지표들이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별도 재무제표 기준 에코프로비엠 부채비율은 2020년 73.8%에서 2021년 120.7%로 올랐지만, 지난해 108%로 떨어졌다. 보통 부채비율이 100~200% 사이면 재무건전성이 우량하다고 평가한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도 25.5%에서 34.8%로 상승했지만, 올해 3월 말 기준 27.4%로 개선됐다. 지난해 6월 진행한 유상증자로 6000억원 넘는 자금을 수혈한 덕분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에코프로그룹 실적도 주춤한 상태다. 지주사 에코프로는 올해 2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2조132억원, 영업이익 166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63.4% 증가, 2.1% 감소한 수치다. 증권가 컨센서스도 크게 밑돌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2분기 추정 실적을 유일하게 제시한 삼성증권 예상치 대비 7.5%, 26% 밑돌았다. 핵심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이 리튬 가격 하락 여파로 판가 하락을 겪으며 기대 이하 수익성을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9062억원, 영업이익 114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60.6%, 11.5% 증가한 수치지만 컨센서스는 밑돌았다.

머티리얼즈·이노베이션 가치 주목

상장 시 몸값 ‘조 단위’ 전망

에코프로그룹 비상장 계열사 경쟁력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일부 비상장 계열사들은 상장 가시권에 들어선 상태인데, 시장에서는 상장 후 ‘조 단위’ 몸값을 예상한다. 에코프로가 보유한 이들의 지분 가치도 급등할 전망이다. 비상장 계열사 상장 효과를 톡톡히 보는 셈이다.

첫 상장 주자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될 전망이다. 이를 시작으로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등 알짜 자회사들이 줄줄이 상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배터리 양극재 핵심 소재인 하이니켈 전구체를 제조한다. 2017년 에코프로그룹이 에코프로비엠에 전구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설립됐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실적은 최근 급성장 중이다. 2020년 2167억원, 2021년 3429억원이던 매출액이 지난해 665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00억원대에서 389억원으로 개선됐다.

이에 힘입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올해부터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지난 4월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상장예비심사는 거래소가 예비 상장사의 적격성을 심사하는 과정이다. IPO의 첫 단계로 불린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IPO는 지난 5월 이동채 전 에코프로그룹 회장의 법정 구속으로 지연되고 있다. 다만 증권가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이 전 회장의 법정 구속과 직접적으로 연루된 게 아닌 만큼, 상장예비심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늦어도 연내 증시 입성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상장 후 몸값에 주목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해 12월 1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당시 신주 발행가액은 2만8500원으로 책정됐다. 이를 토대로 추산한 기업가치는 약 1조6500억원이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몸값일 뿐이다. 2차전지 부문 성장세가 올해도 이어지고, 전구체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게 증권사 평가다. 향후 미래 성장성이 반영될 경우, 상장 후 몸값은 최소 2조~최대 4조원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2조원 이상 몸값을 인정받는다면, 에코프로가 가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지분(52.78%) 가치도 1조원을 넘어선다. 지난해 말 기준 에코프로 장부에 평가된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보유 지분 가치(373억원)보다 30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 추진이 에코프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이유다.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을 향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에코프로그룹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 4236억원, 영업이익 1427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무려 33.6%에 달한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IPO에 돌입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수익성을 근거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보다 더 높은 기업가치를 예상한다. 에코프로가 보유한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보유 지분은 100%다. 시장의 예상이 맞아떨어진다면, 보유 지분 가치는 1조원을 충분히 넘어설 것이라는 게 IPO 관련 전문가들 설명이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4/0000083385?cds=news_media_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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