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최고 연 4.10% 제공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 연 4.15%
5대 시중은행 수신 잔액 10조2025억원 늘어
“계속해서 고금리 정기예금 출시되지 않을 것”
서울에 있는 한 은행에 4.5% 예금 금리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시중은행에서 연 4%대 정기예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시중은행 예금금리 인상 움직임에 저축은행도 4%대 예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수신 경쟁에 동참하고 있다. 고금리 예금 등장에 시중의 자금은 다시 은행으로 돌아오고 있다. 다만 예금금리 인상이 은행 조달비용을 증가시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정기예금(12개월) 상품 가운데 최고금리가 연 4%를 넘는 상품은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4.10%), DGB대구은행의 ‘DGB함께예금’(4.05%),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4.02%), BNK부산은행의 ‘더(The) 특판 정기예금’(4.00%), DGB대구은행의 ‘IM스마트예금’(4.00%) 등 5개다. 5대 시중은행(KB금융·신한·하나·우리·농협) 정기예금 금리는 연 3.50~3.85%로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연 3.47~3.73% 수준이던 금리 상하단이 0.10%포인트 상승했다.
시중은행 정기예금이 오르자 저축은행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4.15%로 전달( 4.03%)과 비교했을 때 평균금리가 0.12%포인트 뛰었다. 실제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예금상품 322개 중 61%인 197개가 4% 이상 금리를 주고 있다. DH저축은행은 연 4.55%의 정기예금을 내놨다. BNK저축은행, HB저축은행, JT저축은행은 연 4.50% 정기예금을 취급하고 있다.
최근 정기예금 금리가 상승한 배경은 은행권이 채권금리가 오르며 수신을 통한 자금조달에 나섰기 때문이다. 예금금리의 준거금리가 되는 은행채(AAA·무보증) 1년물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5일 은행채 1년물 금리는 3.87%로 전달(3.78%) 대비 상승했다.
은행채 금리가 상승하는 데는 최근 미국 국고채 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기준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268%였다. 올해 들어 미 국채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고공행진하더니 지난 8월에는 11년 만에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미 국채 금리는 한국 은행채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픽=손민균
아울러 유동성 규제와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 비율) 규제가 지난 7월부터 정상화된 점도 은행권의 자금 확보 중요성을 높였다. 금융 당국은 코로나19 때 은행의 자산 활용을 늘리기 위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를 85%까지 낮췄지만 올해 말까지 95%, 100%로 올리며 순차 정상화하고 있다. 또 레고랜드 사태 등 자금시장 경색으로 105%까지 올렸던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 비율) 규제 역시 지난 7월 100%로 정상화됐다. 유동성 규제가 강화하고 대출 비율이 줄어들며 은행권의 자금 확보가 중요해지자 고금리 예금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예금금리가 오르면서 시중의 자금이 은행으로 다시 돌아가는 ‘역 머니무브’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5대 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934조565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1924조3626억원에서 10조2025억원 늘어난 규모다. 그중 정기예금 잔액은 7월 말 832조9812억원에서 8월 말 844조9671억원으로 11조9859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은 41조2520억원에서 42조2814억원으로 1조294억원 늘어났다.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4월부터 증가세를 보이더니 지난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10조원 이상 불어나는 모습이다.
다만 예금금리 상승은 은행의 조달비용을 증가시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차주(돈 빌리는 사람)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예금금리는 은행 변동형 대출금리의 준거 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상승으로 이어진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에 따라 이를 반영해 오르거나 내린다. 지난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69%로 지난 4월(3.44%)과 비교했을 때 0.25%포인트 올랐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은행채 금리가 오르고 있어 4%가 넘는 예금상품이 더 늘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와 같이 고금리 예금상품이 계속해서 등장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지난해의 경우 은행채 발행이 어려워 은행이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LCR이나 예대율 강화에 있어서 자금조달이 필요한 일부 은행 중심으로 필요에 의해 고금리 정기예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366/0000930021?cds=news_media_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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